이번 필름은 이베이에서 구입한 영화용필름 코닥 비전3 250D 입니다. BH에서는 대량 판매 밖에 하질 않아서 이베이를 검색해서 공수했습니다. AP필름 로더기를 통해 흑백 필름처럼 감아쓸 수 있는 100ft 길이인데, 다행히 2020년 생산분이라 상태가 너무 좋았습니다. 저는 처음 이용해 봤는데 filmphotographyproject 이 샐러가 나름 유명한 듯 합니다. (직영 사이트도 운영중)
예전에 텅스텐 필름 800T는 몇 번 사용해 봤습니다만 상태가 그리 좋지 못한 필름인지 암부에 그레인이 많이 올라오고 컬러노이즈도 많았습니다. 이번에도 그러면 어쩌나... 했지만 샘플이미지들이 너무 매력적이라 눈 딱 감고 도전해 봤는데 정말 다행히도 셀러의 상태 설명이 사실이었죠.
올해 설연휴때 5인 이상 집합금지 때문에 고향에는 못 가고, 답답해 하는 아이(는 핑계고 사진찍고 싶어서)를 위해 동해바다 당일치기 여행을 무작정 시도했습니다. 차가 별로 안막힐 줄 알았는데 은근 막혀서 아내의 눈총이 어찌나 따갑던지요 ㅎ.ㅎ;
바람 많은 곳에서 연도 날려보자는 서브 미션을 안고 우선 도착한 연곡해변에서의 사진들입니다.
진짜 후다닥 담은 645 프로비아 사진 3장 첨부
그저 막연하게 '동해바다로 떠나자~!' 라는 컨셉으로 떠난 여행, 구체적인 목적지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정했습니다. 속초, 강릉? 그러다가 예전 제가 군생활 했던 주문진이 궁금해졌습니다. 위 연곡해변은 주문진해변 바로 직전에 있었고 잠시 들러 연만 날리고 지나왔던거였죠.
틈틈히 찍었던 흑백필름도 끼워 넣습니다. 여행의 목적지를 정했던 휴게소.
드디어 주문진 해변에 도착했습니다. 주문진 해수욕장 주차장 한 구석(?), 대형 그믈을 손질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차가 막혀 다소 늦게 도착한 바람에 주문진 해변에서의 시간은 그물 구경이 전부 였습니다.
배가 너무 고프고 피곤해서 당일치기 여행은 갑자기 1박으로 노선을 변경하게 됐습니다. 일단 숙소를 검색해서 저렴하고 해변에서 가까운 호텔을 간신히 예약했는데, 해외로 못가는 여행객들이 국내 주요 관광지를 빼곡히 채워주는 느낌입니다.
우선 호텔 체크인을 하고 나와 맛있는 생선구이를 먹었습니다.
저녁 식사 후 그냥 들어가긴 섭섭하죠. 맥주 2캔과 간단한 주전부리를 구입하고 돌아갑니다.
애초에 당일치기 여행이었기 때문에 갈아입을 옷 조차 없었습니다. 어른은 가운이라도 있었죠 ㅎㅎ
적당한 숙면으로 피곤함을 날려버리고 다음 날이 되었습니다. 일요일이고 다음날은 출근이라 일찌감치 서울로 향했습니다.
아래 사진들은 숙소를 나오면서 아이가 담은 핸드폰 사진과, 제가 담은 필카 사진입니다. 지난 겨울 크리스마스 선물로 아이에게 주었던 구형 아이폰이 이럴때 제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처음으로 아이의 시선을 따라 담아보았습니다.
서울로 복귀하기 위해 해안도로를 지나다 짧은 여행이 아쉬워, 잠시 차를 세우고 바다를 한 번 더 바라봅니다.
영화용 필름은 렘젯(remjet)층을 벗겨내야 하는 작업 때문에 좀 많이 까다롭습니다. 현상온도는 화씨 100도에서 진행되는데, 렘젯 제거를 위한 용액은 화씨 80도에서 해야하고, 현상 마지막 단계인 포토플로(또는 스테빌라이저) 작업 전에 렘젯 제거를 한 번 더 진행해야 했습니다. 영화용 필름은 그냥 잘하는 현상소에 맡기는게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그나저나 온전한 여행의 기록이 되었을까요?
여행은 사진이 전부다.
Feb. 2021
Hasselblad XPAN2 + 45mm/F4
Kodak Vision3 250D / ECN2 Dev.
OpticFilm120 Scanned
Leica MP + 50Cron(침동) + Summilux 35mm(스틸림)
Ilford HP5+400 (1push) / Rodinal Dev.
CoolScan 5000ED Scan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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