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취향이 많이 반영되긴 하지만 보통 P&S 필름카메라 그러니까 '필름 똑딱이 3대장'을 꼽자면... 콘탁스 T3, 라이카 CM, 미놀타 TC-1이 많이 거론되는 것 같습니다.
콘탁스 T3의 경우 '가수 이효리'에 이어 '빅뱅의 지디'가 쓰는 카메라로 알려지면서 엄청난 프리미엄이 붙어 현재는 블랙 컬러의 경우 최소 200만원을 지불해야 구입이 가능한 비싼 몸값을 자랑합니다. 저는 T3를 실버, 블랙 각 1번씩 사고 팔고를 반복해 구입해서 사용하다가 지난해 XPAN2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자금부족으로 인해 눈물을 머금고 정리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도 한쪽 가슴이 아파오네요. T3는 모든 단점(파인더 라인 화이트아웃이 가장 큼)을 불식 시킬 수 있는 궁극의 '이쁨'이 최대 포인트입니다. 사이즈도 매우 아담하고 각종 버튼 및 센서가 위치한 구조 등등 뭐 모든 면에서 완벽에 가까운 '이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결과물도 콘탁스 답게 작은 체구에 비해 충분히 선명하고 찐한 결과물을 보여줬었습니다. (언젠가 또 기회가 있으려나... 드디어 다시 T3리뷰를 쓰게 되었습니다. 2023.05.17 )
https://phasma.tistory.com/129
라이카의 CM은 지인 찬스로 딱 2롤 찍어본 경험이 있는데요, 역시나 명성에 걸맞는 좋은 사진을 보여주었으나 사용량이 너무 짧아 상세한 평가는 나중에 충분히 더 사용해보고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똑딱이 3대장 중 마지막인... (빛샘 증상으로 테스트만 하다 끝내 방출해버린 비운의) TC-1의 사진을 가지고 왔습니다. 빛샘이 꽤나 눈에 띄게 보여서 빡세게 수리를 했음에도 완벽히 수리가 되지 않아 결국 떠나보낸 녀석..... 상당히 마음이 아팠습니다. 왜냐하면 그 만큼 결과물이 완벽에 가까웠다고 느껴졌었거든요. T3보다 분명히 더 좋은 화질과 표현력, 그리고 디자인과 휴대성 또한 뒤지지 않은 외관, 단 28mm 화각의 호불호만이 선택 포인트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또 인연이 닿으면 꼭 다시 사용하고 싶은 카메라입니다.
TC-1의 가장 특이한 점은 P모드가 없다는 것. 조리개를 무조건 수동설정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조리개 값도 좀 특이합니다. 3.5 / 5.6 / 8 / 16 이렇게 4가지 밖에 없습니다. (그러고 보니 중간값으로는 안해봤네요.) 제가 좋아하는 조리개 11이 없어서 살짝 섭섭했던... 암튼 매 컷마다 촬영전에 이 조리개 값 중 하나를 선택해야하는 것이죠. 이게 은근 신경쓰이고 갑갑한 부분입니다. 똑딱이 답게 풀 오토모드로 팍팍 찍을 수 있어야 하는데 말이죠.
위 사진들은 감도64짜리 필름을 대략 3.5푸쉬해서 촬영한 사진들입니다. 첫 테스트롤이었는데 양쪽에 빛샘이 보입니다. (좌측 얇은 빛샘 보다 우측에 살짝 광범위 하게 보이는 빛샘이 큰 문제였습니다.) 필름 베이스가 얇아 스크래치가 잘 나는 필름이기도 한데 수리 후 첫 롤이라 급하게 현상/스캔을 하다보니 필름 상태가 엉망입니다.
니콘 쿨스캔 5000ED와 뷰스캔 조합으로 스캔하는 과정에서 영화용필름 느낌이 나도록 세팅을 해봤습니다. (세팅값 기억 같은건 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진들도 마음에 들었지만 이 마지막 사진을 보고 완전 TC-1에 빠졌습니다. 역광에서도 발군의 능력, 비구면렌즈 2장의 위엄인지 모르겠지만 '이게 정말 똑딱이 사진 맞아?' 하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위 사진들 처럼 컬러필름에서는 빛샘이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계속 쓸까도 고민하기도 했고요.
위 사진들이 마지막 촬영롤입니다. 다시 봐도 똑딱이 답지 않은 뛰어난 결과물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28mm의 화각을 즐기는 필름 유저라면 TC-1 은 평생 소장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리몸만 극복할 수 있다면 말입니다.
"티씨왕 남바왕"
흑백필름은 Rodinal 현상, 컬러필름은 Kodak C41 Flexicolor RA를 이용해 자가 현상했으며, 스캔은 니콘 쿨스캔 5000ED로 작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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